1. 40대 이상 중장년층 대부분, ‘자기 죽음’ 생각한 적 있어!
• 우리나라 40대 이상 중장년 대부분(78%)이 평소 ‘자신의 죽음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했을 정도로 ‘죽음’은 나이가 들수록 삶의 일부가 되고 있음
• 성별로 보면 차이가 있는데 , ‘남자’는 73%, ‘여자’는 82%가 ‘자신의 죽음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해 여자가 남자보다 죽음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는 경향이 두드러짐
2. 죽음 , 우리 국민 5명 중 3명 ‘두렵다!’
• 그렇다면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첫 반응은 무엇일지에 대한 질문에는 ‘두려움’을 꼽음. 죽음이란 것을 떠올리면 왠지 모르게 ‘두려운 마음이 든다’는 사람이 전체 5명 중 3명 꼴인 59%로 나타남
• 그렇다고 오래 살고 싶어 하지도 않는데, ‘100살 넘게 살고 싶은 사람’은 15% 밖에 되지 않으며 , ‘오래 살수 있게 된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응답자의 절반 이하인 41%로 나타남
3. 사후 세계, ‘존재한다’ 38%
• 사후 세계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38%로 우리 국민 10명 중 4명꼴로 나타남. 이들이 믿는 사후 세계는 기독교의 ‘천국’이나 , 불교의 ‘극락’ 처럼 자기가 믿는 종교에 따라 다를 수도 있고 , 혹은 종교가 없는 사람이 생 각하는 또 다른 사후 세계일 수 있음
• 사후 세계를 믿는 것을 성별로 나눠 보면 남자는 35%, 여자는 41%로 여자가 조금 더 높게 나타남
○ 사후에 ‘천국에 계속 있을 거 같다’ 14%(현 기독교 인구의 절반 비율)
• 사후에는 어떻게 될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 ‘아무 곳도 가지 않고 무(無)로 돌아간다’는 의견이 30%로 가 장 높고, 다음으로 ‘천국에 계속 있을 것 같다’ 14%, ‘천국에 있다가 환생할 것 같다’ 10%, ‘아무 곳에도 가 지 않다가 환생할 것 같다’ 9%, ‘잘 모르겠다’ 26% 등 다양한 의견으로 나타남. 이렇게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각자의 종교적 , 문화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임
• 특히 ‘천국에 계속 있을 것 같다’는 응답이 14%로 나타났는데, 현재 기독교, 즉 개신교와 천주교 인구가 전체 인구의 28% 가량(2015년 인구센서스조사)인데 ‘사후 천국 생활 인식'은 그 절반에 머무르고 있음
4. 좋은 죽음(Well Dying)이란 1, ‘준비된 죽음이다’
• 최근 ‘웰 다잉’(Well Dying), 즉 ‘좋은 죽음’을 맞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좋은 죽음’이란 갑작스럽게 맞 이해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치뤄지는 죽음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95%)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85%) 준비하는 죽음으로 응답함
• 준비된 죽음이란 우선 죽음을 대하는 자세를 바로 세우는 것인데, 죽음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 죽을 때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좋은 죽음(88%)이라 생각하고 있음
• 준비된 죽음이란 장례 형태는 어떻게 할 것인지, 유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혹은 장기 기증을 할 것인지를 포 함해서 죽음과 관련된 중요한 것을 본인이 미리 정하고 준비한 상태에서 죽음을 맞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임
○ 좋은 죽음(Well Dying)이란 2, ‘온갖 기계에 둘러싸여 목숨 만을 연명하는 것은 피하고 싶다’(87%)
• 우리 국민은 죽는 순간에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함(88%)
• 명의 상태인 채로 ‘온갖 기계에 둘러싸여 목숨 만을 연명’하는 것만은 피하고 싶어함(87%)
○ 좋은 죽음(Well Dying)이란 3, ‘나를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죽고 싶다’ 85%
• 죽음은 누군가가 대신해 줄 수 없고 오직 혼자 죽음을 맞이하는 가장 고독한 순간임. 그래서인지 죽음의 순간에 ‘사랑하는 사람이 주위에 있어야 좋은 죽음이다’(85%)라는 인식이 강함
• 죽을 때 ‘가족들과 관계가 나빠지기를 원하지 않으며’(88%) ‘간병비나 병원비로 가족을 고생시키지 않길 원하고 있어’(87%), 자신이 죽더라도 남은 가족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남
• 또한 사후 주변인에게 오래 기억되는 죽음을 원함(68%)
5. 죽기 전에 ‘잘했다’고 생각한 것, ‘하고 싶은/의미 있는 일을 한 것’ 17%
• 사람들이 죽기 전에 ‘이건 잘했다’라고 생각할만한 일로 가장 많이 응답한 것은 ‘건강을 유지한 것’(24%)이 라고 응답함 .
아무리 많은 것을 갖고 있어도 ‘건강’을 잃으면 인생이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드러난 응답 으로 보임
• 두 번째로 ‘잘 했다’고 응답한 것은 ‘취미/종교 생활처럼 하고 싶은/의미있는 일을 한 것’(17%)으로 나타 남. 많은 사람들이 돈 , 권력 , 학력 등을 추구하지만 그것이 ‘죽음’이라는 절대적 한계 상황 앞에서는 인생을 빛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추구해서 사는 삶이 인생의 의미를 더해 준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음
• ‘좋은 가족/친인척/지인’을 만난 것(15%)도 ‘잘 했다’고 생각한 일로 나타났는데, 이는 사람은 사회적 존재로서 사회적으로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인생의 행복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음
○ 죽기 전에 인생에서 후회할 것 같다’고 생각한 것, ‘물질적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 23%
• 죽기 전에 인생에서 후회할 것 같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응답한 것은 ‘물질적 성 공을 거두지 못한 것’(23%)이라고 응답함. 두 번째로 후회스러운 것은 ‘건강을 유지하지 못한 것’(19%)이 었으며 그 다음은 ‘하고 싶은/의미있는 일을 하지 못한 것’(14%), ‘많이 배우지 못한 것’(11%) 등의 순으로 응답함
• ‘건강’(2위)과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것’(3위)이 인생의 행복을 주는 중요한 요인임을 이 자료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음
• 주목할 것은 ‘물질적 성공’이 1위 , ‘학력’이 4위로 나타난 것인데, 이 두 요인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돈과 학력이 없으면 살기 어려운 사회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음
6. 시사점
우리는 일상에서 끊임없이 죽음을 목도한다. 가까운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사고사든 자연사든, 자살이 든 타살이든 죽음은 우리 일상의 근처에 있다. 그러나 죽음이 언제 찾아오는지 조차 그 어떤 지혜자라 할지 라도 알 수 없다. 예상하지 못한 시기에 불현듯 죽음은 그 모습을 드러내며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조사 결 과 40세 이상의 중장년층의 5명 중 4명 가까이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했다(3쪽). 또 죽음은 우리 국민의 5명 중 3명 정도가 응답한 것처럼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안겨다 준다(3쪽).
우리는 이렇게 죽음을 곁에 두고 살지만 좀처럼 죽음을 대면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일까, 성경의 나오는 한 지혜자는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치집에 가는 것보다 낫고, 살아 있는 자는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명심하 라’(전도서 7:2)고 일찍이 말했는지 모르겠다.
이처럼 예나 지금이나 죽음은 좋지 않은 것, 생명은 좋은 것이라는 보편적 인식에서 ‘좋은 죽음’(웰다잉)은 왠지 낯설다. 2000년 초 미국 유럽 등지에서 좋은 죽음에 대한 인식 조사가 있었다. 미국인은 ‘좋은 죽음’을 ‘통증으로부터 해방’, ‘영적인 평화’, ‘정신적인 각성’ 등으로 꼽았고, 영국인은 ‘익숙한 환경’, ‘존엄과 존경 유 지’, ‘희망하는 곳에서 임종’을 꼽았다. 상대적으로 고령사회에 속하는 일본은 ‘신체/심리적 편안함’, ‘희망하 는 곳에서 임종’, ‘의료진과 좋은 관계’ 등을 꼽았다. 이렇게 사회와 문화마다 좋은 죽음에 대한 인식에는 약 간에 차이가 있지만, 이번 호 한국인의 죽음 인식을 더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죽음을 요약해 보면 죽음 을 준비하고, 자기가 자신의 죽음에 대한 환경을 만들고, 안전한 환경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죽을 때 사랑하 는 사람이 곁에 있어 주고, 죽은 후에도 주변 사람들이 기억해 주기를 원하는 그런 죽음이다(5-6쪽). 우리 사회 역시 좋은 죽음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연명 치료 결정을 미리할 수 있는 사전 연명치료 제도 등록 건수가 등록 2018년 첫해 10만 여건에서 2020년 10월 말 기준 74만 여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현재 사회적으로 좋은 죽음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팀 켈러는 그의 책 <죽음에 관하여>에서 ‘충분히 슬퍼하되 깊은 소망을 갖고’라고 이야기한다. 죽음 자체를 슬퍼하는 것이 아니고 사랑하는 이와 잠시 헤어지는 것을 슬퍼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내일에 대한 소망으로 이겨내야 한다. 기독교는 어떤 종교보다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소망을 강조하는 종교이다. 그 소망이 분명하고 큰 사람은 누구보다 윤리적인 삶을 살 수 있고,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이타적인 삶을 살 수 있다. 그로 인해서 받는 현실의 손해를 기꺼이 무릅쓸 수 있다. 이것이 지금의 과학 시 대에 그리스도인에게 천국의 소망이 필요한 이유이고, 이 소망을 심어주는데 현대 교회의 역할이 크다고 할 것이다.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한국 교회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교회가 실제로 죽음으로 다가가는 과정에 대해서 도 더욱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 땅에서의 고통과 질고를 끝내고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첫 관문인 죽음과 그 죽음으로 가기까지의 과정에서 성도들이 죽음을 어떻게 대하고 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교회의 가르침과 역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