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 10명 중 2명 “가족·지인 이단에 빠진 적 있다”

입력:2025-03-0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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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빛광성교회 915명 대상 조사
40% “이단의 접근 경험했다” 응답
하나님의교회·신천지 순 많이 접촉

곽승현(오른쪽 네 번째) 양형주(오른쪽 다섯 번째) 목사가 지난달 21일 경기도 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 회복사역위원회 성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거룩한빛광성교회 제공

시작은 사소했다. 성도들의 기도 제목을 공유했는데 ‘이단 단체’ 관련 이야기가 조금씩 들려왔다. 구체적 피해 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었지만 교회 내부에서 이단 관련 고민을 가진 이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단·사이비 단체로부터 직간접 피해 사례가 있으리라 판단한 교회는 교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나섰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교인 10명 가운데 2명이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 혹은 본인이 이단에 빠진 경험이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는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는 이단·사이비 문제로 혼란에 빠진 이들의 치유와 회복을 돕는 ‘회복사역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경기도 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곽승현 목사)의 이야기다.

거룩한빛광성교회는 이단 피해 사례를 파악하고자 지난달 19일 교인 9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이 이단 단체에 빠진 경험이 있는가’란 질문에 교인 20%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응답자 10명 가운데 4명(39%)은 이단 단체의 접근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교인들을 대상으로 가장 많이 접촉한 단체는 하나님의교회세계복음선교협회(5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38%)과 통일교, 증산도 등을 포함한 기타 단체(3%)가 뒤를 이었다.

곽승현 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는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드러난 이단 관련 문제는 없었지만 내부적으로 이와 관련한 고민을 터놓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시적으로 확인됐다”면서 “여러 사유로 이단 단체에서 탈퇴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교회는 회복사역위원회를 중심으로 전문 이단 상담사를 양육하고 탈퇴자를 환대하기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단의 접근은 비단 한 교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202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목회자 절반 정도(47%)가 이단에 빠진 교인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교회 내 이단의 포교 활동이 깊숙이 그리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단이 확산하는 이유에 대해 목회자들은 ‘교회가 사람들의 종교적 욕구를 못 채워 주기 때문’(30%)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교리 교육의 부재’(25%) ‘구원의 확신 결여’(18%) 등을 꼽았다.

바이블백신센터를 이끄는 양형주 대전도안교회 목사는 “많은 교회가 자신들은 이단의 표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무엇보다 이단을 예방하려면 자각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목사는 “한국교회는 이제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단계를 넘어 잃었던 소를 받아들이는 외양간을 열 준비를 해야 할 시기”라면서 “이단 탈퇴자를 품는 포용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교리적 혼란을 해결해주고 정서적으로 그들을 품어줄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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